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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TCK 간단리뷰01. Third Culture Kids(TCK) 3차 개정판은 TCK의 특징에 어떤 변화를 다루고 있나?
    연구소 2018. 7. 17. 12:48

    <좌측부터 1999, 2009, 2017판 사진출처: 알라딘>


    얼마전 "제 3문화 아이들"로 번역된 "Third Culture Kids"가 2017년 개정판을 내었습니다. 이 책은 해외에 세워진 국제학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학생들이 모국으로 돌아가는 과정들을 지원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초판은 1999년에 출간되었는데, TCK에 대한 개념이 대중화(?)된 계기로 볼 수 있겠죠. 그 이전에는 데이브와 루스의 강연에서 나눠준 노트와 기고문, 그리고 단체들의 프로그램들이 TCK를 설명했습니다.(개정 부분은 간단하게 아래에서 다루었습니다.)
    개정판에 대한 소식을 꽤 들었지만 작년에 한국 MK Summit에서 처음 실물을 봤습니다. (물론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영어원서라서요.) 다만 궁금함은 있었는데 얼마전 아는 선생님께서 툭 던져주셔서 궁금함에 못이겨 열어보았습니다. (이놈의 저주스런 궁금 오지랖)

    제가 가장 관심있었던 부분은 TCK의 정의에 관한 파트 1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TCK정의와 그 특성을 간략하게 정리한 부분(8페이지 분량)을 살펴보면서 개정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TCK의 기조가 바뀌진 않았습니다. TCK는 두가지 성장 배경 속에서 그 정체성을 설명합니다. (번역판 46-47)
    1. 순전한 교차문화 속.
    2. 잦은 이동성을 요구하는 세상.
    그리고 다음의 특징을 공통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번역판 47-48)
    1. 두드러진 차이
    2. 귀향 가능성
    3. 특권을 누리는 라이프스타일
    4. 체제(기관/단체의) 정체성

    개정판에서는 TCK의 정체성에 따른 4가지 공통된 경험의 범주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도전을 받고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TCK의 4가지 공통된 경험을 추출한 시기가 1950년대였습니다. 물론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시기가 1999년이었다는 점에서 보면 적어도 21세기 초반까지는 TCK의 고전적 정의가 잘 작동하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첫 출간한 책은 1990년대 중반까지의 세계를 반영하고 있었고, 21세기 초반까지 관점의 변화가 없었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비영어권의 TCK등장과 그 만남 속에서 케이스바이케이스 들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전체의 담론을 흔들만큼은 아니었을 겁니다.[각주:1] 그런데 이번 개정판은 그런 담론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번 개정판은 TCK에 관한 전반적인 특징을 폐기하거나 크게 수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존의 입장에 수정이 가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거기에는 비미국 배경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과거 해외 파견자들의 기관 충성도가 높았던 반면 지금은 직장 이동이 용이해짐으로 정착의 형태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는 MK나 파견군인의 자녀를 제외하면 상당 부분 정체성과 귀향 가능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비영어권 TCK들의 리포트들이 많아지면서 특권의 정도에서 차이가 드러납니다. 앞서 살펴보았지만 TCK 정체성의 근거가 미국인입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보다 경제적, 사회 정치적으로 하위에 있(거나 있다고 믿)었습니다. 특권 경험은 인종, 경제적 우위에 있었고, 사법적으로도 거주 국가의 법을 초월하던 시기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비영어권 TCK들은 TCK 특성에서 거론하는 특권들을 누리지 못하는 부분들이 관찰되면서 TCK 공통의 경험에 균열이 생깁니다. 다만 이 부분은 자국내 아이들보다 더 나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봅니다.
    세번째, 세계화로 인해 화이트 칼라에서 노동자들이 교차문화에 노출되면서 TCK의 범주도 확장됩니다.
    네번째, 자녀 양육의 방식이 점차 개방적으로 전환되고, 아이들 역시 현지 문화에 스며드는 현상이 과거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쉬워졌다)는 관찰 결과가 반영되었습니다. 이는 많은 국가들이 경제 성장과 더불어 IT의 폭발적 성장, 그리고 온라인을 통한 교류의 환경적 변화들에 따른 문화 균형(문화간 서로 닮아 출처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 슬슬 나타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배경들은 앞서 다룬 TCK의 공통된 경험 4가지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마이클 폴락은 여전히 이런 공통된 경험들이 TCK의 특징으로 유효하다고 평가합니다. 저도 이런 개정과 평가를 지지합니다. TCK라는 개념은 그 본질을 바꾸는 변화보다는 경험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측면으로 확장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은 그 TCK 개념을 우리(한국인)에게 적용할 때, 좀 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앞서 마이클 폴락이 지적한 것처럼 “선교사”자녀라는 독특한 직업/기관의 독특한 정체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측면에서 우리의 사례는 그동안 어떻게 작동하고 있었고, 또 변화 속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한국 교회에 본격적으로 TCK가 소개된 1993년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 사회의 사회화 과정을 검토하면서 확인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한국 사회의 다양성이 가속화되었지만, 이에 대한 접근은 동정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이번 얘멘 난민 사태에서 보여준 충격적인 모습은 TCK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돌이켜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선교사자녀에 관한 참여와 사역의 과정과 결과들이 지금의 다양성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실마리를 줄 것이라 믿습니다.
    TCK는 사회학 연구의 결과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사회화 과정을 반영하여 읽어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TCK 개정이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점은 바로 여기서 발생합니다. 대부분 선교사자녀의 강연은 지난 25년동안 크게 바뀐 것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단체들이 시행하는 PFO, On-Field, Re-entry와 연관된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고전적 TCK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유효함에 대한 의심을 제공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만의 이야기, 데이터들이 필요합니다.
    지난 연구들을 살펴보면서 현상에 대한 개선, 즉 MK의 이해 확장과 지원의 논의가 대부분이지만, 현상을 관찰하는 연구는 전무합니다.[각주:2] 그리고 그런 연구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도 꽤 있습니다.(왜 일까요?) 미국 쪽 연구를 살펴보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저의 경우 지금도 이 책을 읽으며 버벅이는 상황이다 보니… 피하고 싶습니다. ㅎㅎ
    어쨌든 간략하게 나마 TCK 정의에서 개정판이 무엇이 바뀌었는지에 대한 그냥그냥 써보는 간단 리뷰였습니다. 다음에는 Cross Cultural Kids(CCK)가 아닐까 싶네요.

    추가하는 글을 덧이어 봅니다. (추가. 2020. 3. 14)
    그동안 MK와 TCK관련 연구 논문들을 살펴보면서 한국에서는 아직도 첫번째 버전의 "Third Culture Kids" 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네요. 한국 연구자 입장에서 "Third Culture Kids" 를 살펴보면 5종류의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변경부분은 간단하게 남겼고, 내용은 본문에서 다루었습니다. 다만 제가 초판과 두번째 개정판 가운데 참고한 것이 초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한국어 번역본도 초판을 번역한 것이어서 두번째 개정판의 내용들을 아주 오래전에 본 기억만 있을 뿐입니다. 얼마전 알라딘에서 발견하고 주문 했으니, 언젠가는 개정된 내용들을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은 출판 사항을 정리했습니다.
    초판: 1999년 초판(출판사 Intercultural press),
    재판: 2001년(출판사 변경 Nicholas Brealey Publishing) 출판사 변경
    번역: 2008년(출판사 비즈앤비즈) 한국어 번역본으로 초판본 번역
    개정: 2009년(출판사 Nicholas Brealey Publishing) 두번째 개정
    개정: 2017년(출판사 Nicholas Brealey Publishing) 세번째 개정
    2019년 치앙마이에서 저자인 룻 벤 레켄과 만나 이야기할 때, 2차 개정판에 CCK라는 개념을 사용했다고 언급했는데, 확인해보니 3차 개정판이 아니라 2차 개정판에서 다루었고, 이를 3차 개정에서는 좀 더 확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인용된 부분을 살펴보면 TCK의 성격과 개념의 변화를 다루는 부분이 아니라 CCK라는 개념을 인용하기 위해서 사용된 경우입니다. 이 부분은 사회의 급변하는 환경을 반영하려 노력했던 저자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하나의 정적인 철학적 시선으로 연구대상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정말 연구자들이 바라보는 대상을 철학적 접근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용들을 검토해 보니 생각보다 많은 연구자들의 "태도"를 의심하게 됩니다. 저도 연구자로써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며 스스로 다짐하게 되네요.


    1. 이 부분은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서구 중심으로 문화를 읽는 시기였고, 그 도전이 주류사회에 아직 영향을 미치지 못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본문으로]
    2. "한국MK에 관한 국내 연구 동향과 고찰" 방준범 ACTS 신학저널 35호를 참고하세요.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1a0202e37d52c72d&control_no=de50d5c759794ca27f7a54760bb4174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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