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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외국민자녀의 재입국, 사회화
    연구소 2019. 10. 16. 19:40

     

    *원글은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했고, 다시 개인 블로그에 옮긴 글을 가지고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의 사회화는 개인의 성장 발달과제를 풀어가는 것과 연계하여 이야기된다. 그러나 이야기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주변 환경이 통제된 상황에서의 성장발달을 다루고 있다. 연구자는 특정 요인들을 주목하고, 개인의 성장 발달에 특정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주변환경을 통제한다. 그러나 이런 연구가 갖는 한계점은 특정하기 힘든 무수한 요인들과 이들의 복잡한 상관관계로 이뤄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데 있다. 즉 연구자의 의도를 반영한 특정 환경, 그리고 몇가지 요인들을 주목하고 살펴보는 연구로 상당히 의도적이다. 그래서 청소년기에 관한 이야기는 주변 환경의 영향력을 배제한 개인의 성장발달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다수이고, 그나마 환경을 고려한 경우는 가정 정도의 규모에서 한정된다. 딱 거기까지다.

     지난 14년동안 특정 집단의 청소년과 관련되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개인의 성장 발달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들이 직면한 사회적 요인들과 상호성들을 과소평가하거나 간과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연구의 결과는 한 개인의 개인성에 집중되고, 문제의 요인들을 부모에게 과도하게 책임을 묻게 된다. 무엇보다 기준이 되는 가족과 개인 표준 모델에 있어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전통적 윤리와 종교적 가치에 기반한 상상의 모델에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윤리적 잣대보다 문화적 잣대가 우선되고 있다. (여기에는 문화상대주의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이념에 있어서도 윤리적 도덕적 올바름 기저에 깔렸던 자본 논리들이 폭로되었고, 급기야 지난 세기에 금기시 되었던 인종주의마저 소환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성인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지지 못하는 모습들을 실시간으로 드러내면서 전통적 가치와 사회 윤리들에 대한 '위선'이 폭로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사회는 청소년들이 이런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아니면 성장 발달의 영향 아래에서 특정 모습과 가치 하에 조정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의 주체성으로 만났던 변혁의 역사를 종종 망각한다. 최근의 활동은 좀 더 급진적이며,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보면 세월호 사건 이후 10대들의 정치적 참여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었고, 홍콩에서는 우산혁명을 발단으로 민주주의 운동의 주체적 세력이 되었으며, 16살 스웨덴 소녀 툰베리는 16살임에 급진적인 환경운동에 대한 논의를 UN에서 펼쳤다. 오늘의 우리는 과거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주체로써의 청소년을 만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하는 논의는 만나기 어렵다.

     여전히 다수의 성인들은 청소년들을 바라 볼 때, 다수집단의 논리를 일반화하여 평가하거나 복잡한 현대사회를 고려하는 능력의 부족을(또는 게의름) 이유로 전통적인 접근, 즉 청소년의 개인의 발달과제 측면에서의 사회화만을 다루려 한다. 문제는 이런 다수의 집단이라는 존재/가치가 빠른 속도로 붕괴하고 있으며, 소위 보편적 논리 역시 정치적 경제적 편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게다가 성인들도 자신들이 직면한 사회를 설명할 수 없어, 그 혼란을 대면하는 대신, 그 문제에서 자녀들을 떼어놓고, 하나의 가치(성적지상주의) 하에서 평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대학입학과 관련된 정시 확장에 관련된 논란은 중등교육의 공평한 평가를 다루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 계층의 유지를 위한 다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런 모순점들이 드러난다. 어쨌든 청소년기의 사회화는 전통적 숙제(자아확립)와 더불어, 더이상 인과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현대 사회 구조 속에서 청소년들이 직면하는 새로운 발달 과제들에 노출되어 있다. 오늘의 우리에게 적용하자면 세월호도 있고, 촛불도 있으며, 난민 친구를 구하는 이슈도 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와 원전문제, 그리고 최근의 언론, 검찰 불신의 사회를 담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년의 사회화를 이야기할 때에는 성장발달을 근거로로만 이야기하는 것을 주의하고, 이런 주변의 변화들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소년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을 해결하는 자리, 함께 성장하는 자리를 인식하고 논의하는 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해외에서 성장하여 한국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진입한 사회가 자신의 인식과 달라서 당황하는 경우들이 잦다. 20년전에는 자신이 거주했던 나라와 한국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 사회적 간극을 좁히는 자료와 방법이 부족했다면, 현재의 경우는 자주 방문할 기회들이 많음에도, 잠깐 경험하는 것과 살아가는 것에서 나타나는 환경의 차이가 존재한다. 상당수의 재외국민자녀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국내의 학생들보다 비교적 수월한 편이지만 그만큼의 과제를 갖는다. 그들은 한국 교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발달과제들을 통과한 한국아이들과 달리, 교실과 생활터전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몸으로 체험하면서 발달과제를 수행해야만 한다.(인종차별을 포함해서) 그들의 경험은 다양한 사회 구성이라는 환경적인 생활 덕분에 상호성이라는 유리한 부분이 있지만, 한국 사회에 들어온 시점에서 그들의 경험은 소수의 입장으로 전락되고 집단성과 평균성의 압박을 받는다. 그들은 배타적이며 동화적인 한국 사회 속에서 들어와 생존해야 하는데, 그들의 개인성에 기초한 성장발달 측면에서 한정하게 될 경우, 그들의 사회화 과정을 오해하거나 방해할 요인이 크다. 또 동시에 그들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난이도가 강조될만큼, 모국에서 성장한 이들 역시 새로운 사회에 진입하고 적응하는 이들이라는 점을 상대적으로 간과하거나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역차별의 요인도 발생한다. 

    그동안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면서 체득한 특징들을 중심으로 재외국민자녀를 소위 제3문화 아이들로 분류하고, 그들의 국가간의 경험차이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다시 모국 사회로 돌아올 때, 이런 분류 경험들은 그들을 사회 안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경계를 짓도록 하는 경향을 만든다. 그들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집단화하여 타인과 구별함으로써 내부 구성원에 들어가는 행위를 선택적으로 취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혹 다문화주의 국가나 사회에서 성장했을 경우, 이런 취사선택적 모습이 크게 문제로 드러나지 않겠지만, 동화주의적 사회에서는 배타적인 요인들로 나타나 갈등의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재입국 과정은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국 사회의 보편적 경험들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내는 생존의 과정이며, 사회내 동화와 개인화라는 과제를 수행하는 한국 사회에서의 사회화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자신의 경험을 특정 집단의 경험과 유사하기 때문에 동질성을 부여하고 경계화하는 대신에 개인의 경험에서 오는 차이로 다루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장 사회로부터 떠나고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는 전환의 과정을 위해, 입국전에 재입국 프로그램을 거쳐 연착륙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재입국 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 선배들과의 만남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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