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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문화오감센터 치앙마이에서 생각하다. 2.
    연구소 2019. 5. 8. 23:31
    이번 방문을 통해서 문화오감센터는 3가지 정도로 구분하여 성과와 과제를 발견하였습니다.
    1. 현장 부모교육을 생각하다. (On-Field Education)   
      지난 세기와 비교하여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겪은 요즘, 교육 영역에서는 다양한 실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이런 변화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100세 시대라고 부릅니다. 이는 단지 과학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난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기존에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질서를 대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하나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한다는 점이며, 최근 교육과 경제활동을 연계한 10대 스타트업을 도입하는 부분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동안 대학과정을 마치고 경제활동을 시작하던 때와 달리, 새로운 배움과 경제활동이 반복되는 이른바 평생교육으로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이미 이전에도 명예퇴직과 창업이라는 직업전환에 있었던 형태지만, 은퇴의 시기가 더 이상 의미없는 시기로 전환되었으며, 고령화 사회 구조 속에서 삶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런 고국의 변화가 해외에 거주하는 분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될까요? 1993년 MK교육컨설테이션 이후 선교사자녀의 잠재력에 관한 기대가 계속 거론되고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가끔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이런 잠재력을 통해 선교의 부흥을 꿈꾸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신다는 정도? 그 잠재력은 무엇이고, 어떤 배경이 필요한지, 그리고 현실에서는 어떻게 가능한지를 다루는 것이 필요한데, 선교계에서 논의되는 MK 잠재력이란 상상의 개념이거나, 아주 소수의 능력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현대사회가 갖는 세계화, 지역화, 신자유주의, 과학기술, 해체와 재구성 등의 환경적 측면과 함께 다뤄야 합니다. 문화오감센터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혁명적 전환을, 교육 영역에서는 시스템이 갖는 경직성으로부터 어떻게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참여를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2. 한국 교사의 등장이 말하는 것, 길을 열자.    
      MK들이 교육 현장에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보조 역할에서 오롯이 한 교사의 몫을 감당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사들이 영어 장벽을 뚫고 한국 MK들이 다니는 학교로 들어가서 각 자의 전공과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영어 사용하는데 장애가 있어서 전체 학생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반대로 MK 출신 한국인교사들은 전체 학생들의 주목을 받으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라고 한국 MK 사역자들이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어설픈 영어의 한국 교사보다 효과적으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큰 장벽이 있는데, 그건 바로 후원의 부재입니다. 대부분 MK학교는 교사들 대부분이 선교사로 봉급에 준하는 비용을 개인적인 모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MK들은 모금에 있어 부모선교사들보다 취약한데, 한국 선교들의 모금 구조가 사역의 내용보다는 관계가 더 우선되는 경향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관계 기반이 약한 MK들이 교육 현장으로 나가는데 가장 큰 장벽이 됩니다. GIS에서도 졸업 후 자신의 모교로 와서 일하는 두명의 한국 MK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의 귀한 섬김과 미래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정은 부모 파송단체에서 약간의 지원과 부모들이 자신의 모금을 나누어 만듭니다. ‘왜 학교가 지원안하냐?’라는 의문이 들텐데, 교사 인건비만큼 교육받는 MK들의 학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교사 선교사의 헌신으로 많은 현장 선교사들이 재정적인 도움을 받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등장하는 MK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특성상 학교와 MK 모두에게 효율적이어야 하며, 효과가 보장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부분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가능하면 올 해 안에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3. 새로운 길, 다문화교육   
      이번 여정에서 예상 밖 사건은 치앙마이 대학 교육학 교수와의 만남입니다. 저는 한국MK의 한국 사회화에 궁금증을 가지고, 기독교 교육 과정 안에서 사회과학에서 다루는 다문화적 접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습니다. 많은 책과 씨름하면서 다문화적 상황이 표면적으로는 비슷하더라도 그 심층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현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다양성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학문 세계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꽤 많은 자료들을 인용해서 들어와야 합니다. 또 시대별로 주도하는 관점/철학의 차이때문에 동일한 단어도 뉘앙스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담론 속에서 태국, 특히 태국 북부가 안고 있는 독특한 상황들, 또 도시, 마을마다 다른 상황을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를 난나팟 교수와 3시간 정도 이야기했습니다. 그 속에서 태국다운 방식에 관한 길을 구체적인 사례를 근거로 나눴습니다. 미얀마에서 온 사람들이 95%이고, 태국 출신이 5%로 구성된 태국 북부의 한 마을에서 태국 교육을 실행하는 사례는 다문화적 담론이 결국 ‘정치’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다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그 속에서 학문적으로 다루는 보편적인 ‘인권’에 대한 세계 사회의 환상, 그리고 기독교의 담론이 현실 사회에서 순진하고 추상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추구하는 통합, 공존이라는 주제는 삶의 공간을 공유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현상이며, 사회/집단의 사회화 방식을 존중하면서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웁니다.
      이런 이야기 속에서 와켓지역의 사례를 얻게 된 건 지역인과의 관계로 얻은 큰 특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왓켁 사례는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는 배경을 찾아본다면 사회내 어떤 요소가 통합에 기여하는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구들이 저에게 함의하는 바는 해외 거주 한국인의 자녀들이 한국 사회에 들어오는 과정을 살펴보는데 이론적 토대들이 되고, 동시에 현재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이유에서의 이주문제를 살피고 대응하는 길을 찾는 실마리가 됩니다.
    결론     
      이번 8박 9일은 온전한 7일의 치앙마이에서 생활을 꿈꾸며 기획했습니다.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오실 선교사님 가정에게 민폐(?)를 끼치면서도 즐겁게 시간을 함께 보내며 다져진 정은 이번 여행에서 기대한 일상 에너지를 위한 주요 충전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MK학교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지 치앙마이 내 교육사업을 이해하는 새로운 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문화오감센터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까요? 아무도 알 수 없는 길을 걷는 심정은 언제나 쫄깃하지만, 하나 하나마다 새기는 의미들이 다음 세대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치앙마이 대학교 교육학과 앞에 있는 잔디밭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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