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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문화오감센터 치앙마이에서 묻다. 1.연구소 2019. 5. 8. 20:14
전체 일정에 대한 간략한 소개.
지난 4월 27일부터 6일간 치앙마이를 다녀왔습니다. 육아에 지친(?) 집사람이라는 코스프레 속에서 잠깐 콧바람을 바꿔볼 요량이었습니다만, 관심사가 몰린 지역이다보니 결국 일과 만남으로 범벅이 된 알찬 시간이 되었습니다.방문은 크게 GIS와 MK 중심의 선교교회, 치앙마이 대학교 교육학부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선교지 사정때문에 이곳에 와서 학교에 다니는 MK들이 살고 있는 ‘푸른초장’ 호스텔도 포함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분들이어서 긴 대화들을 틈틈이 나눌 수 있어 저에게 큰 쉼이 되었습니다. 치앙마이라는 도시가 MK와 이렇게 관계가 깊어진 것은 아마도 지리적 안전과 인도차이나반도라는 독특한 근대 역사에서 기인합니다. 특히 세계 이차대전이후 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을 겪고, 또 공산화라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근대사 흐름 속에서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환경적으로 좋은 치앙마이는 MK들을 위한 좋은 둥지역할을 하게 되었으며, 1954년 첫번째 MK학교인 치앙마이국제학교(CMIS)가 세워집니다. 이후로 다양한 국제학교들이 생겨났고, 두번째 MK학교, 그레이스 국제학교(GIS)가 1999년에 개교합니다. 지리적으로 소수 부족들이 많은 태국 북부지역에 위치하였고, 중국국경과도 맞닿은 치앙마이는 필드 사역뿐만 아니라 필드를 지원하는 사역들도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여년동안 위에서 추방된 선교사들이 북쪽 사역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사역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서아시아지역에서도 선교사들의 추방이 잦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선교사들과 그 자녀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신분보장이 가능한 치앙마이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치앙마이는 선교적 요충지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선교사들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이 되고 있습니다.nbsp;제가 방문한 선교교회(양정금 선교사)는 GIS인근에 한국 MK들을 섬기는 목적으로 세워진 독특한 목적의 교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 비율이 낮고, 또 이동성이 높은 특징을 가진 곳입니다. 제가 방문하는 것을 아시고, 함께 하는 시간을 준비하셔서, 아이들의 진로와 그 특성에 대하여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MKBN를 통해서 뵈었지만, 개인적으로 함께 한 시간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덕분에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교제를 나누고, 선교교회의 성도들, 특별히 푸릇푸릇한 MK들과 진로와 부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그리고 ‘푸른초장’에서 대리부모 사역자이신 이강욱 선교사님을 뵈었습니다. ‘푸른초장’은 선교지 가운데 교육환경이 어려운 지역의 MK들이 한 가족처럼 생활하는 기숙사이며, 이강욱 선교사님은 제가 MK사역을 처음 시작하던 2007년부터 계속 연락드렸던 분이기도 합니다. 하루 종일 6~8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대리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분주한지 알기에 조심스럽게 시간을 요청했는데, 결과적으로 두번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GMS(예장합동선교부) 소속으로 이곳에서 오랫동안 일한 이야기들과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최근의 동향들을 들으며 감사함과 씁쓸함이 교차했습니다. 대리부모 사역이라는 독특한 부분을 한국교회가 잘 이해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어려움들, 그런 속에서 빛으로 자라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 선교의 한계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는 초기 선교사들이 부모로써의 부르심을 간과한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되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이번 여행에 전체 가이드를 해주신 하태동 선교사님 덕택에 “쉼과 만남”이라는 테마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근 딸 자랑, 아들 자랑하시는 아빠의 마음과 동시에 GIS라는 공간이 말하려는 것을 여러 사람들을 연결해 주시면서 알려주셨습니다. 최근 1차로 완공되는 새로운 GIS 캠퍼스가 말하는 지난 10년의 이야기는 ‘현장’이 갖는 독특한 상황과 지난 세기 속에서 기독교 선교가 갖는 명암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거기는 한국 MK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피난처이면서, 싹을 틔우고 한 그루의 묘목으로 자랄 수 있는 배양소와 같다고 할까요? 그러나 그것이 ‘좋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GIS가 미국형 기독교 학교라는 태생적 한계와 운영 과정에서 직면하는 완고한 기독교교육 철학의 긴장은 현재 ‘학교 이전’으로 일어난 재정적 위기와는 다른, 어떤 측면에서는 위기일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보자면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이 환경을 어떻게 직면할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이번 여정에서 의외의 사건이 있었는데, 치앙마이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를 만나고, 학교 소개를 받았습니다. 안내해주신 난나팟 교수님은 치앙마이 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한국에서 열린 다문화교육 컨퍼런스를 통해 몇 번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난나팟교수는 치앙마이 대학교 다문화 교육에 관련한 여러 프로그램 이야기를 나눠주셨고, 저는 제가 하는 재외거주 한국 아이들과 관련되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덕분에 구현하는 다문화교육을 기초하는 이론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습니다. 태국북부지역의 지리, 정치적 특성때문에 다양한 민족과 언어 사용자들이 있으며, 이들이 함께 수업을 받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치앙마이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치앙마이 내에 있는 왓켓(Wat ket) 지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경제적으로는 중산층과 하위계층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어서, 다문화교육 측면에서 흥미로운 주제들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종교적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함께 살 수 있는 요인들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난나팟 교수는 5월 중순에 한국에 있는 다문화교육 컨퍼런스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연구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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