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문화오감레터19호] TCK를 넘어서 (뒷이야기)
    ICTRC_letters 2023. 9. 10. 01:23

    TCK의 고전성

    이번 여정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주제는 “The Third Culture Kids”개념을 떠나서도 설명할 수 있는 선교사자녀였다. TCK개념을 떠나는 첫번째 여정은 아이들의 정체성을 문화 정체성에서 관계정체성으로 전환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그동안 선교사자녀를 이해할 때 개인의 성장발달과 정서적 측면에서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소속감을 먼저 찾는 경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의 특징은 사회 구조적 환경보다 개인의 성장과정과 그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성장과 심리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는 사회적 정황과 그 개인을 둘러싼 복잡한 사회 관계망에서 비롯된 정체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그 중심에는 서구의 ‘개인주의’와 연관이 있고, 문화적 차이가 반영된 사회화를 일반화한 시대 속에서 개인/소수 집단들이  고립되었던 부정적인 경험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특징들을 부각시켜 강력한 집단 경계선을 설정하고 날카롭게 하여, 우열을 겨뤘던 시기들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TCK개념이 발달하던 현대 시기에는 이데올로기조차 개인을 구분하고, 특정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TCK의 이중성

     TCK 개념은 인종, 국가, 민족 간의 경계를 뚜렷이 하던 근대 세계의 시대 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국경이 낮아지고, 이동이 수월해지던 포스트모던의 시대 유산도 가지고 있다. 현재의 시간에서도 끊임없이 변동적이면서, 동시에 ‘어느 시대의 시선에 따라 정의할 것인가?’에 따라서 TCK의 정의와 특징을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동안 근대적 유산 아래서 정의하던 시선을 우리가 직면한 다문화의 복잡한 현실과 유산 속에서 읽어내는 시선으로 바꿔본다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그 시선에서는 정주민을 중심으로 TCK같은 국제적 노마드를 접근하던 시선에서 국제적 노마드를 중심으로 정주민에게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다. 

    TCK의 재구성 (GET OVER)

     그러므로 나는 개인주의조차 해체되고 심화하는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붙들고 있는 집단주의적 구조, 얽매인 관계에서 비롯된 무거운 얼개로부터 독립을 추구하지만, 여전히 연대를 확장하려는 사회성, 그리고 개인이 연결된 다양성에서 분화된 복수의 정체성(Micro-Cultural Identity)을 가진 네트워크의 우리를 문화에 한정된 TCK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선교사자녀는 부모의 직업을 넘어, 삶의 방향성과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주어진 대의명령과 같은 기독교 세계관 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용어로 설명해야하는 기독교적 난제의 ‘인간’의 하위적 개념일 수 있다. 요점은 “현대 사회의 용어로 설명”하기 위해 1950년대의 개념을 여전히 불러와야 하는지, 현대 사회를 설명하는 개념들로 접근할 것인지의 차이라는 것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