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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오감레터18호]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모른다”는 세대 속에서ICTRC_letters 2023. 9. 12. 13:11
2023을 시작하면서, 가족 모두가 각각의 임무를 품고 튀르키예의 작은 도시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곳에 있는 가정들과 소통하면서, 우리 자녀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13세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제 학교 교실에서 나눴던 재외국민자녀의 진로를, 이제는 10세 미만의 아이들과도 나눠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고민하고 있었던 몇 가지 개념을 기초로 전체적인 윤곽을 설계하는 가운데, ‘나는 아이라…’라고 대답하는 예레미야에게 “너는 아이라 하지 말”라며 권고하시는 하나님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예레미야의 ‘아이’라는 표현은 나이가 어리다는 뜻 보다는 ‘무능함’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예레미야는 당시 선지자들과 귀족, 그리고 제사장들에게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어른이란 “모든 걸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믿는,” “혈통적으로 지혜와 힘을 인정받은,” 그래서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방식을 강요하는데 익숙했던 이들이 아니었을까요?
오늘날은 다가올 미래를 같이 배우며 함께 개척하는 시대입니다. 아이들이 진로를 준비하는 시기와 맞물려 부모도 자신의 다음 진로를 찾거나 도전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른들의 판단과 기획을 신뢰하며 자녀를 양육했던 시기를 지나왔습니다. 그러나 어느새부터 성인의 지식과 판단이 자녀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 오늘입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지식, 삶의 방식을 전환하고, 새롭게 배워야만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어른이 가진 지식과 지혜가 더 이상 자녀들에게, 이 시대에게 권위를 갖지 못하거나 신기루처럼 사라진 , 마치 바벨론의 침략과 지배를 맞이한 이스라엘과 같은 시대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직면한 현실에 귀기울이는 대신,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여 소리치는 어른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너는 아이라 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목소리는 아이들의 소리 대신 확신에 찬, 그러나 결코 보장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고발하는 듯 다가옵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녀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수렴하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문화오감연구소 18호 목차
[문화오감레터18호] 2022 파송 선교사 현황으로 살펴본 선교사자녀
[문화오감레터18호] 2022 파송 선교사 현황으로 살펴본 선교사자녀
1. 연구 배경 이번 조사는 2022년 KriM에서 발표한 선교통계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선교사 수 증가 둔화와 신규 선교사의 연령대가 높아짐과 전반적인 수의 감소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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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오감레터18호] 선교사자녀가 말하는 선교사자녀와 TCK의 차이
[문화오감레터18호] 선교사자녀가 말하는 선교사자녀와 TCK의 차이
"선교사 자녀들이 경험하는‘잦은 이동 속에서의 타문화 경험’의 현장은 일반적인 타문화권이 아닌 ‘선교의 현장’이다. 선교사 자녀들은 선교의 현장 속에서 성장하며 ‘선교’를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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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문화오감센터 튀르키예 선교사지원 프로그램
함께 꿈꾸는 가족 선교 “너는 아이라 하지 말고” 일정: 2023. 7. 24.-8. 11. 장소: 튀르키예 남부 주제: 교차문화 속에서의 선교사 자녀 양육과 정체성 “교차문화 속에서의 자녀 양육과 자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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