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 입학에 필요한 자질, 자기주도성과 태도(인성)

학생부는 고등학교에서 학업 능력, 학업 태도, 학업 소양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자료입니다. 단순히 똑똑한 인재뿐 아니라 성실함과 도덕성 등 다양한 소양을 두루 갖춘 인재를 선발합니다. 

(서울대 안현기 입학본부장)

  매년 대학이 신입생을 뽑으면서 나름의 원칙들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 하나는 수시 전형을 통해서 다양한 학생들을 인지능력의 탁월함과 동시에 학생 개개인의 차별화된 역량들을 찾는 과정인데요. (물론 대학이 그 차별화된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지의 문제는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학습자의 자기주도성과 태도(인성)"

 여기서 차별화된 역량이란 무엇일까? 각 대학은 자신들의 입장과 위치에 따라 좋은 인재를 모집하려는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노력의 흔적은 최근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2016년 동아일보는 15개 대학의 학생부 종합 전형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학습자의 자기주도성과 태도(인성)를 공통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7년도에도 입학처장들의 반응은 기본적으로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공동체적 가치를 구현하는 선한 인재’와 ‘학문적 역량을 갖춘 진취적 인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냉철한 지성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다시 되돌릴 줄 아는 인재를 뜻합니다.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에 보답할 줄 아는 겸손한 인재, 자신이 쌓은 지식을 사회를 위해 환원할 줄 아는 인재가 선한 인재입니다. 서울대 인재상

  자기주도성은 지원자가 활동한 단체/그룹/대회 보다는 과정과 역할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왜 그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 활동을 진행했으며,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이며, 이를 위해 누구와 어떻게 그 과정을 진행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 혼자서 그것을 모두 수행한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학교는 학생의 동기와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를 묻습니다. (이에 대한 과정은 자소서 단락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이란 학습자의 역량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탐구심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리소스들을 찾고 연결하는 능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적절한 도움을 찾는 능력과 질문, 그리고 그 도움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반영하였는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발전 가능성, 충실성, 도전성 영역”^[각주:1]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해결하는 과정은 결과적으로 학습자 관심의 “방향성이나 목적의식”^[각주:2]을 설명하게 된다. 아마도 여기까지 오면 자연스럽게 활동이 갖는 의미, 철학의 중요성을 궁금해 할 것입니다. 서울대의 경우 성실함과 창의성의 바탕에 도덕성을 요구합니다. 서울대의 인재상은 ‘공동체적 가치를 구현하는 선한 인재’와 ‘학문적 역량을 갖춘 진취적 인재’이며, 자신의 성장을 자신의 능력만이 아닌 사회적 혜택으로 돌릴 줄 아는 인재라고 언급^[각주:3]했습니다. 

미래지향적 인재는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창의력과 소통 능력이 중요하겠지요. 이런 능력을 가진 학생들 중에서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리더가 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합니다. 연세대 인재상 

 이는 지원자의 태도, 인성^[각주:4]으로 표현되는 것의 중요성을 의미합니다. 인성은 배움과 관계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학습자의 “활동과 배운 내용과 성장”^[각주:5]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인성을 학생의 학습외 활동에서 찾는다고 오해하는데(그래서 태도라는 단어를 선호합니다), 학습자가 배움 속에서 드러내는 일련의 활동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인성은 학습자의 수업 충실도^[각주:6]를 담고 있으며, 지적 호기심을 학습체 안에서 표현하고 어떻게 상호소통하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학습체 안에서의 태도는 교수시간 외의 일체 활동 속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봉사활동이나 다양한 사회 참여활동은 학습자의 학습체내 활동과 연관지어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자소서의 역할이 명확해지죠. 자소서는 학습자의 자기 성장 스토리일 뿐만 아니라 사건 중심의 학생부를 잘 평가할 수 있는 안내자입니다.^[각주:7]

 그러므로 태도는 학교 내외의 활동이 갖는 학습자의 일관된 태도와 맞물려 있으며, 자신의 관심과 그에 따른 과정들 속에서 드러나는 태도입니다. 인성이란 쉽게 변하는 어떤 관점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일관된 태도의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삶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점과 사건은 자소서에 매우 의미있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자소서는 학습자 자신이 배우는 과정과 수정, 그리고 배우는 그 태도와의 관련된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하겠지요.  

내신 성적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내신 성적은 학교생활 성실도와 학업능력을 보여주는 기본적인 척도입니다. 화려한 비교과 활동이 있더라도 내신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서울대 안현기 입학본부장) 

  그러나 학종은 위에서 언급한 자기주도성과 태도(인성)만으로 채워진 것을 기대하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대학이 표면적으로 제시한 이런 자기주도성과 태도는 학생의 인지능력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비록 조사에 응한 대학들이 “교과 성적을 정량 평가하지 않고, 고교 간 격차도 반영하지 않는다”^[각주:8]고 하지만 아마도 무의식중에 반영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현기 서울대 처장은 “내신 성적은 학교생활 성실도와 학업능력을 보여주는 기본적인 척도” 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다시 말하면 학업 성취도와 성적 추이라는 3년간의 교육과정을 보여주는 성실성은 내신으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며, 학종의 중요한 평가기준이라는 점입니다.^[각주:9] 예전에 입사정 담당자들을 찾아가며 만났을 때, 그들이 지원자들의 서류를 읽는데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몇몇 상징적인 것들이 판단 기준이 된다는 점을 암시했던 걸 기억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내신에 따른 변별력은 입사정에서의 변별력과 비슷하다는 점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는 서울대의 응답도 동일합니다.^[각주:10] 그럼에도 위에서 언급한 “자기주도성”과 “태도”는 분명 현재와 앞으로 몇 년동안 대학 입학의 중요한 키워드로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일으키는 교육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과 지식을 묻는 면접은 사교육으로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학 시절 경험을 묻는 면접은 충실히 고등학교 교육 과정을 따라온 학생들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기보다는 자기 흥미를 찾아 능동적으로 공부한 학생, 여러 경험을 쌓으려 노력해온 학생을 선발하려고 합니다. 

(연세대 김응빈 입학처장)

 정리하자면  자기주도성은 배움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성찰을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가정에서 개발하는 몇 가지 방법은 질문과 응답, 그리고 독서와 일지, 자기성찰 노트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고 효과적인 것은 부모가 교사, 인도자가 아닌 활동의 일원이 되어 함께 독서하고, 질문하며 나누는 과정을 가정에서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과정은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서로를 이해하며 배우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 부분은 추후에 좀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017. 4. 24. ver 1.0

참고자료: 

동아일보 2016-07-21 15개大 입학처장이 말하는 ‘학종’  http://news.donga.com/List/3/all/20160721/79306422/1

한국경제신문 2018 대입전략 시리즈

2017-03-20 (1) 서울대학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7031766101

2017-04-03 (3)숙명여대 가는 길 http://sgsg.hankyung.com/apps.frm/news.view?nkey=2017040300549000161

2017-04-10 (4) 연세대대 가는 길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7040722851

 

1. 신병춘 전남대 입학본부장 [본문으로]
2. 이동일 세종대 입학처장 [본문으로]
3.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영어교육과 교수) [본문으로]
4.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 [본문으로]
5. 서울대 입학본부 [본문으로]
6. 김택중 충남대 입학본부장 [본문으로]
7. 남궁곤 이화여대 입학처장 [본문으로]
8. 15개 대학 입학처장·입학본부장들은 모두 “교과 성적을 단순히 정량 평가하지 않고, 고교 간 격차도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김응빈 연세대 입학처장은 “학생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 어느 고교를 나왔는지에는 관심 없다. 내신이 1등급이냐 2등급이냐도 고려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정주 아주대 입학처장도 “고교가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라는 이유만으로 학생을 달리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본문으로]
9. 차용진 숙명여대 입학처장 [본문으로]
10.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영어교육과 교수)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