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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유럽은 어떻게 관용사회가 되었나 벤자민 카플린연구소 2017. 4. 27. 02:33
도서정보<보기>
저자: 벤자민 J. 카플란(benjamin J. Kaplan)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의 네덜란드 사 교수로, 칼벵파와 자유사상가들:1570-1620, 위트레흐트의 종파와 공동체, 등을 썼다.
출판사: 푸른역사: 서울, 2015"관용은 불유쾌한 것을 마지못해 수용하는 실용적인 행동이었지,
어떠한 긍정적인 덕행이 아니었다."
오늘의 우리에게 관용(tolerance)은 단어적으로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볼 때, 긍정적이고 따스한 의미로 이용하고 있습다. 그러나 카플란 교수는 현재의 이미지와 달리 근대 초까지 나의 주장, 가치에 반대하는 것을 "마지못해 수용하는" 실용적이면서도 정치적 행동으로 소비되어 왔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그 배후에 16세기 종교개혁이라는 큰 사건의 전후로 유럽 사회가 어떻게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포용과 관용을 사용했던 신학적 원인과 사회, 정치적 원인들을 주목합니다. 그리고, 관용이 확산되고 보편화되는 시점을 계몽주의로 보고 있는 현상, 대중적 믿음이 사실은 신화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종교개혁 이전부터 유럽 사회 내부에서 계속되었던 갈등과 대립(전쟁, 학살)이 반복되는 가운데서 유지하는 평화적 행위의 연속성, 또는 그 결과가 관용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학계가 무의식적으로 계몽주의를 너무 일반화하고 단순화해서 믿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대륙이 계몽주의를 이해하는 정도와 파급력에 관한 입장들은 서로 달랐다는 점, 동일한 세력, 동맹의 관계 속에서도 각 도시, 지역마다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점을 학계가 간과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당시의 상황을 당시 종교적 열심이 세속화의 과정과 이어진 것으로 보면서, "계몽주의의 세속화로 인해 종교적 긴장과 충돌로부터 무관심해졌다"고 무의식적으로 수용하는 현실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세속화는 종교와의 사회적 갈등의 원인임과 동시에 관용과 평화의 결과라고 점을 강조합니다. "관용의 상승"은 종교전쟁의 결과로 개신교와 가톨릭 모두가 평화의 길을 찾고 조약을 통해 상호 인정하여 균형을 이룬 경험과 계몽주의의 사상이 종교로부터 유럽인을 분리하였다고 보는 관점의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카플란은 '계몽주의가 종교의 열심과 거리를 둔 현상이며, 세속화'라고 보는 현대적 관점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관용사회가 당시의 종교적 열심과 세속화의 긴장과 균형의 과정 속에서 나타났다고 주장합니다. 그동안 종교 개혁의 결과로 서로 특정 종파에 의존하여 무력 충돌을 겪었던 유럽 사회가 최근 시리아 난민 유입에 정부와 시민사회 사이의 갈등과 해결의 과정을 보여준 것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서 "관용"을 사회적으로 소통되는 관념이나 사상과 같이 설명되는 어떤 개념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이란 점, 또한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나타난 갈등구조를 개인간의 관계들로 재구성하는 '일련의 행동들'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관용은 '역사적 과정'으로써의 함께 사는 방식이고, 현 시점의 상황과 과정 속에서 포용과 통합, 분리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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