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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호 소식 탄자니아 보고
    ICTRC_letters 2019. 2. 12. 11:23


    포도주는 가죽 부대에( 5:38)”

    2019 재외국민자녀, 길을 찾다 TCF 탄자니아 MK CAMP


      학습캠프를 생각하면서, 떠오른 말씀이 “새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넣어야 한다.”(눅 5:37-39) 입니다. 포도주의 성질인 “새”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뜻하는 ‘네온’이, 가죽부대를 설명하는 “새”는 질적으로 다르고, 생소하다는 뜻의 ‘카이노스’가 사용되었습니다. 누가는 이방인의 구원자되신 예수님을 선언하며, 사도행전을 통해서 구원을 위해 유대인이 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합니다. 새 포도주와 새 가죽 부대는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복음의 역동성과 교회 공동체의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저는 교회 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 문화적 현실 속에서 복음의 역동성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읽었습니다. 이번 캠프 개강예배에서 이 주제를 가지고 설교를 했습니다. 복음의 역동성을 담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녀 모두 하나님 나라의 학습자이며, 미지의 세계를 걸어가는 동반자로, 익숙한 방식의 양육과 배움을 함께 극복하여, 모델을 스스로 세워가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내용은 동일하게 저에게도 “재외국민자녀 길을 찾다”에 있어 중요한 나침반처럼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2018년 마지막 날부터 시작된 탄자니아 학습캠프는 26명이 참석하여 1월 5일 수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캠프 장소는 지난 캠프에 이어 YWAM에서 운영하는 뉴비전스쿨에서 진행되었고,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캠프가 원활하게 이뤄졌습니다. 캠프에 참석하는 26명은 초등학생 4개반과 중등 1개반으로 나눴고, 그들에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수업들을 다양한 활동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캠프장소가 현지 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말로 이뤄지는 대화로 가득하여 마치 한국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특별히 음악수업에서 가르친 애국가는 아이들이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불러서, 낯선 타국 땅에서 가슴이 뭉클거리는 순간도 있습니다.


    캠프 준비, 2018 기독교사대회부터

      3회 캠프는 지난 8월에 있었던 기독교사대회에서 지난 캠프 참석자들과 만나면서, 참여자를 초대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9월부터 3번의 만남을 통해 최종적으로 10명의 선생님이 함께 캠프를 세워갔습니다.  

      이번 팀을 구성하는데 작년 참석자들이 학교 일정으로 불참하셔서 걱정이 되었지만, 2년 전에 개최된 캠프 참석자 가운데 두 분이 지원하셔서 현지의 사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참여한 한 가정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자녀들과 함께하여서, 선교현지를 가족이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지불하는 것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에 응답하는 모습이 귀해 보였습니다. 두 아이들은 저희 팀에게 있어서 큰 활력이 되었고, 무엇보다 프로그램 전반에 있어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줘 캠프 전반에서 촉진자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캠프 일정을 준비하며

     선생님들의 출국일정이 캠프 일정과 빠듯하게 잡혀 있어서 교실배정과 필요한 물품들을 갖추기 위해 제가 먼저 출국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일정에서도 캠프가 끝나고 박사과정의 시험이 있어서, 팀들과 함께 여행하는 일정을 이번에도 포기했습니다. 

    피곤에 쩌는 여정. 오른쪽부터 베이징, 아디스아바바, 그리고 다르에스살렘

     이번 여정은 지난 캠프와 마찬가지로 에디오피아 항공을 이용했습니다. 저렴한 항로를 선택해서 조금 복잡한 상황(3번의 환승과 복잡한 절차)을 감수해야 했지만,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서 큰 문제 없이 예정대로 아루샤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선생님들이 도착한 다음날 캠프가 순적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학습캠프에 필요한 장소와 재료들을  세팅하였습니다. 캠프 전날(12월 30일) 선생님들은 약간의 문제를 안고 나이로비를 거쳐 아루샤에 도착하였습니다.


    캠프의 시작과 끝

     팀들이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하였을 때 3개의 수화물이 도착하지 않아, 캠프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수업에 필요한 물품들이 도착하지 않은 수화물 속에 있어서 수업 시간을 변경하었고, 제가 맡은 진로교육과 부모교육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은 각자의 전문가적 감각과 노하우로 변경된 시간들을 잘 소화해 가셨고, 26명의 아이들은 즐거운 수업을 가졌습니다. 선생님들은 수업을 진행하면서 한글 수업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셨고, 준비한 수업을 조절하셨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아이들이 생기넘치는 얼굴로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함께 놀기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아프리카 내륙이 갖는 기자재들의 한계가 있어서 잘 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선생님들이 준비하고 기획된 결과입니다. 

      이번 캠프에서 인상깊은 부분은 애국가 4절을 모두 배운 합창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국제학교와 홈스쿨을 하기 때문에 애국가를 배우고 부르는 시간이 없었는데, 음악을 준비한 선생님이 다양한 동요들과 함께 애국가를 가르쳤습니다. 그 결과 애국가는 숙소와 교실로 이동하거나 식사를 위해 외부로 나가는 시간동안 차 속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떼창이 되었고, 아이들은 재미삼아 비록 재미삼아 시작했지만, 점차 이번 캠프의 한 상징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애국주의로 비쳐지는 것 같아 불편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한 부분, 다름의 시작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점차 편해졌습니다. 

    캠프에서 유쾌했던 기억은 아마도 선생님과 학생간의 축구시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결과는 학생들이 승리했습니다. 아마도 해발 1450m에 익숙한 아이들이 가진 체력이 선생님들의 체력을 이긴 것이라 생각합니다. 축구시합은 아이들에게 유쾌한 기억이었고, 덕분에 선생님들이 쏜 아이스크림을 저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예전 헤브론 MK학교(인도, 해발 2200m에 위치)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현지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지역적 특성에 잘 적응하여 즐기는 모습, 특히 축구와 같은 스포츠를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무엇이 큰 장점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5박 6일의 여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안고 부모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제서야 피로감이 밀려왔습니다. 캠프기간동안 아이들이 보여준 밝은 모습은 현지의 시차와 높은 고도에 따른 체력의 한계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학습캠프 일정을 소화하던 교사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또, 그만큼 캠프가 오밀조밀하게 이뤄진 성취감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캠프 전반에 있어서 늦게 도착한 수화물로 인한 어려움과 불편함은 있었지만, 오전과 오후, 그리고 저녁의 특별한 활동들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부모인 선교사님들 모두 만족하였습니다. 비록 캠프 중간에 여러 변수들이 있었지만 캠프가 제대로 진행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날씨가 평균보다 낮아 체력적인 부담이 컸던 기억이 걱정되었지만, 올해는 아이들이 가장 이번 캠프에서 가장 기대했던 수영을  거의 매일 할 만큼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문화오감센터의 과제

      좋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문화오감센터 입장에서 앞으로 학습캠프에 참여하는 것에 관한 몇가지 숙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부모교육과 아이들 진로교육은 현지 사정으로 인하여 준비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해서 전반적인 캠프 활동 지원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의 사항들을 숙제로 안고 돌아왔습니다.


     1) 참여에 관한 방식

      2회때 캠프를 주관하는 TCF의 요청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덕분에 전반적인 프로그램이 구성된 상태에서 제가 감당해야할 선교사자녀에게 필요한 진로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에 따른 부모교육을 요청하여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회 캠프에서는 구성원이 되면서 진로교육의 중요도가 지난해에 비하여 낮아지면서 제가 감당할 역할에 있어서도 기대와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즉 전체 캠프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문화오감센터의 역할은 줄어들었습니다. 이번과 같은 과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문화오감센터의 좀 더 구체적인 목적 진술과 타 단체와 협력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진로교육의 방향성 

     지난 캠프에서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인생 설계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캠프에서는 타인과의 소통에 중심을 두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지 사정으로 온전하게 진행되지 못했지만, 세 번째 단계인 “함께 만드는 미래” 일부를 갑작스레 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오감센터에서 다루는 진로교육은 기존의 대학진학에 집중된 컨설팅에서 벗어나, 삶의 목적을 가지고, 이를 위해 지리적 경계를 벗어난 삶의 반경에서, 성의 구별이 희미해진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통해, 100세 이상의 수명을 보람차게 살아가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오감센터 진로교육은 “재외국민자녀, 길을 찾다” 라는 이름으로 위의 목적들을 각각 반영하여 ‘미래를 이해하기’, ‘나-너-우리 이해하기’, 그리고 ‘함께 만드는 미래’ 이렇게 3단계 방향성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3단계의 일부를 가르치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었고, 올해의 프로그램에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입니다. 

    3) 선교사자녀들의 교육대학 진학과 선교현장의 인적 자원

      그동안 선교사자녀들이 교육관련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서는 지원이 거의 불가능한 국내 대학 대신 미국 대학으로 갑니다. 하지만 현지의 높은 학비와 생활비로 인해, 이를 선택하기까지 선교사님들과 아이들 모두 깊은 고민 속에 빠집니다. 이번 캠프에서 비슷한 상담을 하면서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미국내 대학들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제안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작년 11월에 국제 기독교교사 모임에서 한국 선교사들과 만났을 때, MK학교 환경과 교사로 지원한 한국MK들에 관하여 들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올해 문화오감센터는 MK들의 진로와 다음 세대 교육을 위해서 영어권 지역의 교육 관련 교육기관과 자원을 발굴하고, 지원방안을 찾고자 합니다. 또 이렇게 학업을 마친 선교사자녀들이 선교현장의 교육기관으로 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작업도 함께 해야겠다는 부담이 생겼습니다. 

     

     올 봄에 MK교육기관이 밀집한 치앙마이를 다녀옵니다. 다음 소식에서는 이 이야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문화오감센터를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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