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리뷰] 선교사자녀의 문식성, 그리고 대학 교육 경험
    연구소 2023. 4. 7. 12:55

    이경신, 재외국민 대학생의 학업적 어려움과 문식성에 관한 연구, 전북대학교 석사, 2022.

    더보기

    본 연구는 재외국민 대학생이 학업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이들의 문식성 발달과 관련하여 탐구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먼저 재외국민의 성장 배경과 관련하여 TCK로서 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자 하였고, 문식성 발달에 관한 내용을 이론과 선행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다. 이를 종합하여 재외국민 대학생이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학습 언어로써 한국어 사용의 미비함, 즉 재외국민 대학생의 부족한 문식성을 다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로써 재외국민 대학생의 대학 생활 적응과 지속적인 학업을 위한 교육적 지원에 대한 시사점을 주고자 하였다. 또한 문식성을 갖추는 것이 단순히 언어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 체계적인 모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재외국민 대학생의 학업뿐만 아니라 소속감이나 동질감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식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돕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지향한 본 연구를 위해 12년 이상(초․중․고 교육과정 포함) 외국에서 거주한 선교사 자녀들 중 20대 대학생 또는 졸업생을 중심으로 그들의 경험을 다루기 위해 인터뷰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재외국민 대학생들은 입학을 준비하면서부터 여러 증명서와 서류,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보고서 작성과 면접 등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한국어 사용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준비과정에서는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어려움을 극복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대학에서 매일 참여해야 하는 강의와 지속적으로 주어지는 과제,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시험 등 학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어로 학습경험이 없음에도 본인이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왔던 재외국민 대학생들은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학업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야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둘째, 재외국민 대학생들이 학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들에 반영된 문식성을 살펴보면, 이들은 가정에서의 모국어 사용으로 인해 기초 문식성은 발달하였으나 그 외에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한국어에 관한 언어지식이나 언어문화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모국어로 말하고 듣는 것에 자신 있었음에도 강의와 면접 등과 같은 고등수준의 정신작용이 요구되는 말하기와 듣기 능력은 미비한 것으로 보였다. 학업을 하는 과정에서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이들은 한국어로 된 텍스트 읽기, 특별히 교과와 전공을 학습하기 위한 읽기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문용어의 등장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에서 재외국민 대학생들의 미숙한 한국어 읽기 능력을 알 수 있다. 또한 읽기와 쓰기 능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험이나 과제에서 이들이 경험한 어려움을 살펴보면 한국어로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겪게 되는 어려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셋째, 재외국민 대학생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는 부분이라고 여기거나 본인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등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 듯 보였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거나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의 내용을 녹음하거나 번역기를 사용하여 수업 내용을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온라인 수업의 경우 반복해서 강의를 들으며 집중하려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외에 한국어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점과 독서 계획을 세운다거나 작문 연습을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 등은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와 안타까움이 있었다.

     

    연구자 이경신은 교육을 목적으로 국내로 귀국한 이들에 관한 기존 연구가 주로 종교와 문화적 관점, 재입국 부적응에 따른 심리학적 분석에 머무르는 것을 관찰하고, 학습자로써 선교사자녀의교육 문제나 학업 과정에 관한 교육학적 분석과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시도하였다. 이경신은 전통적으로 선교사자녀를 TCK 개념에서 비롯한 전통적 개념을 따르고 있으며, 이에 더하여 종교적 이유로 국내로 이동을 강요받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였다. 비록 기존의 선교사자녀 연구들과 같이 TCK라는 문화적 심리적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지만, 학습자의 학습경험을 토대로 연구함으로, 선교사자녀들이 학습과정에서 겪는 경험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경신은 문식성 개념을 통해 학습자의 경험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문식성은 그동안 사회내에서 다루던 “리터러시(Literacy)”, 텍스트를 읽고 쓰는 능력, “복합적인 양식의 텍스트와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15)으로 정의하였다. 연구자는 선교사자녀의 문식성이 선교사자녀가 살아온 삶의 정황 모두를 경험하면서 가진 이해를 바탕으로 지식과 정보를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성장한 이들의 문식성과는 차이가 있을거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연구자는 다음의 영역에서 선교사자녀의 어려움을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영역 진술 내용
    입학준비 • 학습 언어로써 한국어 사용 경험의 부재.
    • 부모의 한국 대학 입학 강요.
    • 문서 이해와 작성의 어려움.
    • 인터뷰 또는 면접시험에서의 어려움.
    적응과정 • 낯선 모국어로써 한국어
    • 교우와의 관계
    수업방식 • 수업 이해의 어려움.
    • 전공 교재 읽기의 어려움.
    • 전공 내용과 용어 이해의 어려움.
    • 교육과정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
    • 온라인 수업에서 경험한 어려움.
    시험공부 • 학습량과 학습시간에 대한 부담.
    • 전공 교재 이해의 어려움.
    • 문제 이해의 어려움.
    • 답안 작성의 어려움.
    • 학점. 성적, 장학금 등의 부담.
    과제수행 • 작문의 형식과 분량의 부담.
    • 피드백 및 첨삭지도의 필요성.
    • 팀 과제에서 경험한 의사소통 어려움과 소외감.

    이경신은 이러한 어려움에 관하여 다음의 결과를 도출하였다.(88-89)

    1. 재외국민 대학생의 한국어 발달을 위해 다양한 모국어 경험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2. 대학에서 학업을 하기 위해서 재외국민 대학생의 언어는 학업 문식성 수준의 능력으로 향상되어야 한다.
    3. 문식성은 재외국민 대학생들이 학업 공동체에서 소외되지 않을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모국어 교육은 소통에서의 문식성 수준이 아니라 학업 문식성 수준의 능력으로 이뤄져야 대학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찾을 있다고 보았다. 연구자는 문식성이 학업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열쇠일 뿐만 아니라, 대학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시키는 으로 것이다. 다만 이경신의 평가는 재외국민자녀들이 현지 교육현장에서 살아가는 삶을 가상적이고 피상적인 이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지에서 경험하는 교육과 일상의 삶을 연구자가 시간의 량과 과제의 분량으로 직관적으로 평가한 점은 교차문화 속에서 학습자들이 생활하는 삶을 피상적으로 이해한 결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자들이 학습자들의 경험을 이해할 때, 그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요인들, 즉 교육기관들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 각 시점에서의 선교사 가정이 처한 상황들, 현지의 사정들과 그 배경의 요인들이 학습자의 경험 속에 다양하게 엉켜서 형성되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연구 속에서 나타난 경험들과 이에 대한 연구자의 분석들은 연구 대상자 외의 재외국민자녀들의 학습 경험을 만나는 독자들에게 좋은 양분이 될 것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