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RC_letters
-
[문화오감레터19호]2023 해외에서 자녀양육과 진로공동체 세우미 튀르키예 보고서ICTRC_letters 2023. 9. 10. 00:08
처음 선교사를 꿈꿨던 때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대학생 때였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살고 싶었고, 하나님의 눈이 있는 곳에 서 있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단련하고 훈련하면서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도, 선교사 가족이라 불리는 가운데서도 선교적 활동은 성인인 나와 아내에게 한정 지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삶과 활동들이 선교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선교 행위의 주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나에게 있어 ‘아이’는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또 그렇게 대하였습니다. 2023년 여름, 메르신에 거주하는 저학년의 한국인 초등학생을 만나고, 진로와 정체성 활동을 진행하면서, 누구보다 가장 큰 활동을 했고, 심지어 제 진로 수업에 집중할 수..
-
[문화오감레터] 17호 육아편지: 나는 어떤 아빠인가?ICTRC_letters 2022. 12. 8. 16:30
1. 육아편지 "나는 어떤 아빠인가?" 방준범 아이들의 인생에 부모의 선택이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어떤 현상들이 부모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 아빠인 저에게 자녀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 대신 자녀와 동행의 자리로 초대했던 그 이야기를 이제 나누려고 합니다. ... 그동안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이 아이들의 미래를 자주 생각하곤 한다. ... 그러므로 가족의 미래가 자녀의 성공과 깊게 연관된 과거와 달리, 아이의 미래나 성인의 미래 모두 유연함과 순발력을 통해 현재를 살아야 한다. 그렇기에 내가 살았던 시대의 아쉬움을 내 자녀에게 투사하는 것만큼 자녀의 미래를 망쳐버리는 것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행복감이 내일을 준비하며 감내하는 인내보다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이 누리..
-
#아빠가_들려주는_성경이야기 01ICTRC_letters 2022. 12. 8. 10:47
가인은 처음에 하나님을 멀리 떠나 산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어. 누구도 그의 목을 조르지 않았지만 죄가 주는 두려움과 수치심이 그를 옥죄었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하나님 없이 사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돼.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의 이름으로 최초의 성을 쌓는 가인의 모습을 상상해봐. 범죄한 자신을 표까지 주면서 보호해주신 하나님 없이, 그는 이제 스스로 능히 자신을 보호하면서 살게 된 거야. 가인이 다른 신을 섬겼다는 언급도 없으니 어쩌면 그는 현대인과 비슷하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신 없이 자신의 삶을 이기적으로 꾸리는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다. ‘신 없이 산다는 것이 뭐 어때서? 남에게 피해 안 주고 살면 되는 거 아닌가?’ 우리는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성경은 신 없이 사는 인생의..
-
아빠의 꿈과 육아ICTRC_letters 2022. 12. 8. 10:47
익산은 오래전부터 복음이 들어와서 시골부터 도심에 이르기까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교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출산율 저하와 수도권 지역으로 젊은 인구들이 빠져나가는 이른바 소멸위험지역이며, 교회 역시 고령화와 교인 감소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정착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다닐 수 있는 교회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교회를 찾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녀들의 교제 관계 형성과 아이들을 존중한 예배였습니다. 아무래도 익산으로 옮긴 이유 중 중요한 부분이 자녀들의 안정된 교육이어서 성인 예배와 활동이 부차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지역의 교회들은 대부분 성인 예배를 제외하곤 교회가 잠기는 형태이고, 교회 학교에서 또래 집단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노..
-
-
[문화오감레터] 14호 문화오감센터의 이주ICTRC_letters 2021. 3. 12. 23:30
안녕하세요. 문화오감센터의 방준범입니다. 뉴스레터라는 방식으로 문화오감센터의 생각을 나누는 저널 방식을 잠시 내려 놓고, 간단하게 나마 최근의 상황과 앞으로의 일정을 나누고자 합니다. 코비드19로 인해 지구촌 모두가 큰 충격을 지난 한해동안 겪으면서 크게는 국제 관계에서 작게는 일상의 생활 모두가 변동을 겪고 있습니다. 문화오감센터 역시 지난 한해 동안 구체적인 활동을 가질 수 없었고, 두 아이들 모두가 집에서 생활하는 관계로 세끼 밥을 매일 차리는 가정주부의 삶에 전념하였습니다. 물론 지난 편지에서도 언급했듯, 해외선교사자녀들 가운데 국제학교 교사로서의 길을 지원하는 국제학교교사지원프로그램 ITS는 한명의 선교사자녀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얼마전 저의 작은 연구글이 학술지에 등재되었습니다...
-
[문화오감레터] 11호 센터에서 네트워크로ICTRC_letters 2019. 12. 20. 20:11
한해 동안 문화오감센터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나름 의욕을 보이면서도, 또 사역을 줄이려는 모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화오감 ‘살롱’이라는 모임도 두번정도 실험할 수 있었고, 선교사자녀학교가 아닌 일반 국제학교에서도 강연하는 행운도 있었습니다. 또 MK이슈에 있어 여전히 기억되는 존재임을 확인했던 것도 저에겐 격려였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필요를 미리 읽어주시고 후원해 주신 분들 덕분에 올해의 활동을 무리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2020년을 기점으로 문화오감센터는 ‘문화오감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하나 더 얹었습니다. 그동안 현장에서 마음을 나눴던 몇 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국제학교에 교사로 돌아오는 졸업생들(주로 MK)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Intercult..
-
[문화오감레터] 10/10.5호 “계륵(鷄肋)”을 선택한 삶…ICTRC_letters 2019. 9. 18. 21:22
거친 가을비를 넘어 가을의 빛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짧은 추석 연휴에 잠시 내려온 사이, 아이들이 즐겨가던 놀이터에는 은행열매 폭탄의 잔해들로 가득합니다. 지난번 태풍의 강한 바람에도 가지에 매달렸던 열매들은 시절에 따라 중력에 몸을 맡겨 땅에 떨어졌나 봅니다. 은행 열매의 속살은 탐스럽지만, 막상 줍기에는 아파트라는 밀폐된 공간때문에 그 냄새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그러고 보니 ‘鷄肋(계륵)’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납니다. 삼국지에서 조조는 촉의 유비가 빼앗은 한중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지요. 먹자니 힘들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상태를 의미하는데, 저에게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연구하는 일이 그렇게 다가옵니다. 우리의 사회는 직면한 다양성을 이용하는데 열심이지만, 정작 다양성을 탐색하고 ..